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2-01-28 09: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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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0만 원짜리 더블 침대, 830만원 나가는 서랍장, 1800만원 하는 양문형 냉장고, 여기에 5000만원 넘는 옷방까지….” 내가 살고 있는 집이다. 떼부자도 아니고? 무슨 소리냐고. 서울 아파트에 사는 장삼이사들이 평균적으로 이렇게 산단다.
서윤영 건축 칼럼니스트의 진단이 내게는 큰 충격이었다.
“가령 1.5m×2m짜리 더블 침대를 200만 원에 합리적으로 잘 샀다고 생각하지만 대략 한 평(3.3㎡)을 차지하고 있으니 3400만 원이나 마찬가지예요. 침대 값 200만 원에 공간 점유 비용 3200만 원을 더해서. 3년 만에 1200만원 더 올랐네요.”
‘공간점유’ 비용? 전혀 계산해 보지 못한 청구서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공간점유 비용으로 따지면 그의 말대로 너비 0.8m 깊이 0.6m인 한쪽짜리 1인용 옷장 하나가 800만 원짜리가 되는 셈이다. 반 평 정도의 공간이 필요한 양문형 냉장고는 최소 1600만원짜리가 되는 거고.
나는 좁은 공간을 탓하기보다 공간에 ‘의미’를 더해 보기로 했다. 첫 번째 작업이 ‘갤러리’ 갖기다. 거창하다고? 거창한 거 맞다. 눈도 주지 않던 계단 옆 벽을 꾸몄다. 냉장고가 차지하는 반 평만한 공간 가꾸기였다. 자주 찾아뵐 수 없는 안타까움을 아버지·어머니 사진으로 달래기로 했다. 최근 권혁재기자(중앙일보)가 찍어준 두 분 사진을 내다 걸었다. 웃음을 가져다 준 손녀(은유)의 사진도 걸었다. 아내는 저녁 내내 계단을 오르내리며 보고 웃고 또 웃는다. 오랜만에 듣는 아내의 큰 웃음소리다. 운동은 덤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불을 켠다. 그리고 아버지·어머니한테 넙죽 인사를 올린다. 내 아버지의 호령소리도 들린다. ‘여~ 봐라!’ 내 인생의 변곡점이 된 은유의 웃음은 봄꽃처럼 아름답고 싱그럽다. 행복비타민이다.
※ 13점 액자 제작비
큰 액자(B5) 2개(20만 원), 작은 액자 1개(35,000원) 엽서 사이즈 8개(20만원) 화물 탁송비(7,000원) 합계 44만 2천 원

액자 제작 과정은 이영렬 작가가 수고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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