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2-08-09 13:25:28
네이버
첨부파일 :

37세의 딸이 스러졌다. 혼인서약을 한지 3일 만이었다. 딸은 내가 사랑했던 사람을 아들로 받아달라는 마지막 유언을 남겼다.

시신을 거두는 자리, 고인은 눈을 감지 못했다. 사후 메이크업을 하려는 찰나, 감겨준 눈을 몇 차례나 떴다. 한 번이라도 더 아버지와 사랑하는 이를 보고 싶었던 것일까? 그 눈길은 나를 향해 있기도 했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열 한 번째 장례는 주일이 끼어 있었다. 청란의 가족들은 유족들과 함께 예배했고 함께 슬픔을 나누었다. 청란의 아이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었다.
아이들이 딸을 잃은 아버지를 만나 슬픔에 대해 물었다. 딸을 잃은 아버지는 손주 손녀에게 이르듯 친절하게 말해주었다. 음성은 차분했고 고요했다. 절제된 슬픔이었다.
청란의 아이들이 말했다.
큰 슬픔 가운데서도 감사하는 것을 보며 하나님의 은혜를 보았노라고.
※ 형과 누나들이 인터뷰하는 것을 재하(5세)도 자꾸 기웃거린다. 녀석도 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할아버지에게 뭔가 위로를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유골로 돌아온 자매를 내 손으로 땅에 묻어주고 토닥였다. 이슬비가 장대비로 쏟아졌다. 죽어서야 마주쳤던 자매의 눈길이 말하려 했던 것을 나는 아직도 새겨보는 중이다.

%5B%ED%81%AC%EA%B8%B0%EB%B3%80%ED%99%98%%5B%ED%81%AC%EA%B8%B0%EB%B3%80%ED%99%98%
%5B%ED%81%AC%EA%B8%B0%EB%B3%80%ED%99%98%%5B%ED%81%AC%EA%B8%B0%EB%B3%80%ED%99%98%
%5B%ED%81%AC%EA%B8%B0%EB%B3%80%ED%9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