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1-09-19 13:22:24
네이버
첨부파일 :

밀은 밭에서 자란다. 벼는 논에서 자란다. 논과 밭은 물로 나누인다. 벼는 물을 먹고 자란다. 밀은 물 없이도 자란다. ‘벼농사냐? ‘밀농사냐?’는 강수량이 결정한다. 대략 1천 밀리미터가 기준이다. 1천 미리 이상이면 벼를 재배한다. 그 이하면 밀이다.

밀농사는 혼자서 가능하다. 벼농사는 여러 손길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네 논, 내 논이 따로 없다. 담수(湛水)한 물을 주고받아야 서로 산다. 집단의식이 강하다. 어울려 살기위해 부득불 부락을 형성한다. 밀농사는 굳이 누군가의 신세를 질 일이 없다. 눈치 볼 필요도 없다. 어울려 살지 않아도 된다. 개인주의가 자리 잡는다. 개성을 존중한다.
농사를 지을 때도 밀은 뿌리면 그만이다. 모내기는 줄지어해야 한다. 손발을 맞추어야 한다. 노래가 따른다. 동작도 다르다. 밀은 서서 한다. 벼는 엎드려야만 한다. 일전에 부안을 간 일이 있다. 마을 입구에 대형 조형물(심강훈 作)이 눈에 띠었다. 볍씨 심는 모습이 영락없이 기도하기 위해 엎드린 모습으로 보였다.
간절함! 바로 그것이었다.

※ 부안군은 동진면 본덕리에서 ‘볍씨’ 화석이 발견된 것을 기념하여 조형물을 세웠다.

 

%5B%ED%81%AC%EA%B8%B0%EB%B3%80%ED%9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