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1-04-08 10: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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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1년이었다. 일간지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가정폭력이나 학교(서당)폭력에 희생당하는 아동이 신체발육이 어렵고 불구자가 되기도 하니, 아동보호책을 마련해야 한다”(조선, 7.30) 그로부터 3년 뒤,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 날>을 제안했다. 당시에는 어린이라는 말조차 없었다. ‘이놈’, ‘어린 것들이었다. 방정환은 다짐한다.

어린이를 잘 자라게 하는 것이 독립 운동이다. 하늘같은 어린이를 위해 평생을 바치리라.”

그렇게 해서 어린이란 말이 탄생한다. <어린이>라는 이름의 잡지를 발간한다. 색동회를 조직한다. 어린이 인권운동을 펼친다. 어린이에게 존댓말 쓰기를 제안하기도 한다.

백년이 아닌 2천 년 전, 예수님은 이르셨다.

어린 아이들을 용납하고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천국이 이런 사람의 것이니라.”(19:14)

분명 주님은 어린이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소중하게 여기셨다. 그런데도 작금의 사회나 교회 어디에도 어린이가 설 자리가 없다는 생각이다. 어린이들은 여전히 소외·무시·천대받고 있다. 하루가멀다하고 터지는 아동학대 사건은 인간이 얼마나 사악한 존재인지에 대한 증명이다. 교회의 가장 현란한 구호 중 하나가 다음세대. 그런데 다음세대가 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

가톨릭 사제인 헨리 나우웬(1932~1996)의 삶이 빛나는 것은 선행에 대한 설교가 아니다. 선행에 대한 결심과 행동이었다. 그는 페루 빈민가에서의 봉사를 위해 예일대학 교수직을 버린다. 또 다시 하버드 대학 교수직을 내던진다. 토론토의 정신박약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서였다.

청란교회는 예배에 어린이들을 기꺼이 초대한다. 초대에만 머물지 않는다. 예배순서도 나누어 이끈다. 어린이들이 입례에 앞장서 걷는다. 어른들은 그들이 이끄는 대로 발걸음을 옮겨 놓는다. 일상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토크(talk)는 물론 아빠·엄마의 손을 잡고 성찬에도 참여한다. 내가 보기에 설교는 잘 이해하지 못해도 성찬을 통해 주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일은 어른들보다 더 간절하고 깊다. 아이들이 가장 사모하는 시간이다. 예배시간에 아이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또 있다. 안수하여 축복하는 시간이다. 강대상에 올라선다.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다. 그 표정이 자못 진지하다. 우리는 그 아이들을 품고 기도한다. 어른들도 함께 일어서 축복을 갈망하는 노래를 함께 부른다.

축복하소서 우리에게.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도록. 주는 아버지 우리는 주의 자녀. 주의 두 팔로 안아주소서이 때 예배당 정면의 커튼이 열리며 햇살이 비친다. 우리는 서로를 끌어 안는다. 장엄하면서 행복한 순간이다. 서로에게 축복한다. 아쉬레이!!!

예수님은 아이들을 용납하신데서 나아가 축복으로 환대하셨다.

그 어린 아이들을 안고 그들 위에 안수하시고 축복하시니라”(10:16)

초대교회에 정착된 안수의 축복(6:5-6;딤전 4:14)을 마태는 파이디아(작은 아이들)’란 용어를 통해 7세 이하의 어린이였음을 드러낸다. 누가는 브레페’(유아, 18:15)란 용어를 씀으로 신생아 또는 젖먹이 아이까지 확대한다.

청란교회는 어린이들이 헌금위원으로도 봉사한다. 행사가 있을 때도 구경꾼이 아닌 주인공이다. 청란교회의 이런 의지는 어린이 죽음으로도 표현되었다. <안데르센 공원묘원>이 그것이다. 가장 많은 정성을 들여 가꾼다.

거기 다른세대가 아닌 다음세대가 있어서다.

시온이와 수아가 손을 잡고 입례를 이끄는 모습이다. 수아는 토크를 통해 더 아름다운 아이로 거듭날 것을 고백했다. 2살박이 동민이도 축복을 받는 일에는 절대 빠지지 않는다. 어린이들이 행복한 예배, 거기 우리의 꿈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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