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1-01-09 10: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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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정인이 일로 미루고 미루던 연로하신 부모님을 찾아뵙고 왔다. 피곤해서인지 이내 곯아 떨어졌다. 개가 짖는다. 눈을 비비며 시계를 본다. 새벽 1시 40분이다. 들 고양이가 나타났다 보다고 밖을 내다본다. 추모객들이 갖다 둔 밥과 국들이 가끔은 고양이를 부른다. 웅성대는 소리가 들고양이는 아니다.
오늘은 또 어떤 눈물과 마주쳐야 할런지.... 이렇게 나도 미쳐가는가 보다.
그러고도 한참 만에야 둘이 내려선다. 나를 발견하고는 무척이나 미안해한다. 기어드는 소리로 말한다.
“이 시간 밖에는 달리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요.”
아이들을 잠재워 놓고 오느라 그랬단다.
“네~~에.”
할 말이 없어 어디 사느냐고 물었더니 ‘구미’라고 한다. 이미 억양으로 파악은 했지만 설마...“아니 대구 가까이 구미라고요?” 그렇단다. 눈길에다 초행이라 그랬던지 3시간이 걸렸단다. 이제 또 3시간을 달려가야 한다. 아빠들에게 맡겨두었지만 그도 걱정인 모양이다.
‘그래도 그렇지’하고 궁금해 하는 내게 그들이 말했다.
“우리 아이들이 ‘정인이 나이’라 참을 수가 없었어요.”
떠나보내고 나도 모르게 속으로 중얼거린다.
“나도 나중에 엄마로 한 번 태어나 볼 수 있을까?”
어제 밤, 현관문에서 허리를 펴지 못한 채 손을 하염없이 손을 흔들던 꼬부랑 내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물 몇 방울.
오늘은 또 어떤 눈물과 마주쳐야 할런지.... 이렇게 나도 미쳐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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