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0-09-29 09: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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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들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죽고 나거든 화장한 다음 흔적도 없이 산야(山野)에 뿌려라.’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어떤 죽음은 나 없이 내일을 살아가는 자들을 향한 마지막 가해일 수 있다고. 앙리 베르그송은 말한다. ‘시간은 기억이다.’ 그래서 좋은 삶은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진 삶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어로 행복(bonheur)좋은(bon)’ ‘시간(heur)’이다.

묘지와 비석은 좋은 시간의 기억장치인 셈이다. 유해를 끝까지 찾아내려는 눈물겨운 행위 역시 좋은 시간에 대한 몸부림이다. 거기 기억의 소환이 있다. 생각해 보라. 마음이 울적하고 떠나간 이가 그리울 때 찾아가 볼 곳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위로인가? 웬 슬픔이냐고? 아니다. 슬퍼야 한다. 슬픔은 한 번 더 사랑하라는 두 번째 기회여서다. 우리 모두는 사랑의 기억으로 엮여 있어야 한다. 그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끝이 있다. 나는 모든 사람들의 끝이 해피엔딩이기를 소망한다. 앙드레 지드가 이렇게 거든다.

내가 바른 선택을 하고자 한다면 선택하려는 그 하나만을 볼 것이 아니라 선택에서 제외되는 나머지를 살펴야 한다.”

(하이패밀리 잔디장 모습. 지구별 소풍 끝내는 날의 마지막 기억장치를 사전에 마련한 이들의 성구(聖句)비석이 놓여있다. 부부가 나란히 누워 있는 모습이 한 없이 평화롭다. ‘푸르른 초장에 누이시며’(23:2)

이름 옆 Q.R 코드에 스마트 폰을 갖다대면 고인의 영상물이 나오도록 설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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