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0-08-14 09: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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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경래장로님을 만난 것을 대학시절이다. 나는 그 때 전국학생신앙운동(S.F.C) 위원장이 되기 전의 쫄따구였다. 찾아간 곳은 경향신문사였다. 편집국장 시절인지 그 다음인지는 헷갈린다. 신문더미와 책 더미 속에 파묻혀 쏟아내던 그 지혜롭고 번뜩이는 말과 웃음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항상 함께 해 주었다. 그 아들 김용진박사와는 코드가 맞았는지 자주 만나지 못해도 좋은 친구가 되어 있다.

양평에도 찾아오셔서 많이 격려해 주시던 일이 생각난다. 만우절 행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엊그제 책을 받아들고서야 내가 아는 김경래장로님을 훨씬 잘 아는 김원숙작가의 입술을 통해 되새겨본다.

아버지는 해학꾼이시다. 무슨 모임에서든, 상대가 누구이든 웃음을 나눠 주신다. 아니, 나누고야 만다. 어떤 자리든지 그 상황을 본인이 모두를 즐겁게 할 무대로 만드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모인 사람들의 특성을 한 눈에 파악하고 분위기에 맞는 익살과 명쾌한 즉흥국을 연출해서, 안 그래도 은근히 웃을 준비를 하고 있던 관객의 기대를 넘어, 모두 흔쾌히 배꼽을 잡게 한다.

웃음의 은사를 본인의 사명으로 알고 계시는 아버지는 다른 모든 명절을 다 제치고 만우절을 제일 철저히, 온갖 기발한 연출로 열심히 지키신다. 그 만우절 에피소드들 만으로도 재미난 책 한 권이 될 만하다. 수년 전엔, 몇 번이나 재미나게 속은 내 친구들이 만우절이 다가올 즈음 큰 기대로 그 날을 기다리고 있기에, “다들 속을 준비를 하고 있으니 무슨 재미가 있겠나, 이번엔 그냥 한 해 거르시는 게 낫겠다.”고 조언을 드렸더니. “네가 내 친딸이니 너한테만 미리 살짝 말해 주는데, 그래서 올해는 만우절을 음력으로 지킬 거다하시는 것이 아닌가!

아버지의 기발한 착상과 집요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 그 뒤로 하하소리가 나는 성공의 뒤에는 거의 60년을 함께 사시면서 아이쿠, 또 속았데이!’하는 순진한 우리 어머니가 계셨다.

재미라는 조건을 삶과 모든 일의 기본 요소로 생각하는 건 내가 아버지께 받은 중요한 유산이다. 친가 쪽의 웃고 살자는 성향이 아버지를 통해 우리의 DNA 안에도 있겠지만, 그렇게 실천하며 살려면 상당한 노력과 끈기도 필요하다. 그 분의 해학과 기지, 유머감각은 어떤 어려운 상황도 정면으로 부딪히지 않고 옆으로 돌아가는 길을 만들어 준다. 조금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들을 그 자리에서 곧 알도록 하는, 적당한 지혜의 거리를 즉석에서 선사하는 것이다.

뭔가 숨이 막힐때면 나는 김장로님의 그 환한 웃음을 떠올린다. 그 분의 유전자가 나에게도 옮겨붙은 것일까? 웃음의 힘은 언제나 힘차고 세다.

(사진은 양재동 건물을 찾아오셨던 것과 양평의 건물이 채 완공도 되기전에 오셔서 153종을 치며 함께 격려해 주셨던 장면들이다. 정금출장로님, 박재영목사님, 정승벽목사님이 함께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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