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4-07-09 08: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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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반세기도 넘은 내 친구 이름을 정확히 기억했다. 친구가 선교사로 일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셨다.

어제 아침이다. 내 친구 이순복 조봉숙선교사(시에라리온)가 어머니를 찾아와 인사했다. 어머니는 환하게 웃으시며 아들의 친구를 맞이하셨다. 큰절을 올리자마자 허리를 제대로 못쓰시는 어머니가 얼른 맞절로 받으셨다. 주의 종의 인사를 받으신 것이다. 놀랐다. 아니 더 놀라는 것이 있었다. 친구가 어머니를 위한 기도를 마치자마자 어머니는 간절한 답기도를 하셨다. 오늘 있게 될 친구 딸의 결혼식을 위해서까지.(어제, 기도가 하늘에 이르러 아침에 쏟아지던 장맛비도 멈추고 쨍하게 해가 떴다.)
이어 추억담을 꺼냈다. ‘이순복’만 기억한 게 아니었다. ‘남우때기’(남우택, 뉴질랜드), ‘강성대’(캐나다), ‘곽머시기’(곽용동)목사도 다 소환하셨다. 나는 그 기억력에 감탄했다. 이유가 있었다. 그동안 아들 친구들을 위해 이름 부르며 기도하셨던 것이다.
내가 까먹은 에피소드도 다 꺼내셨다. 이순복선교사는 장가가던 날도 우리 집에서 자고 아침 밥상을 미역국으로 먹고 갔다는둥 한 친구는 돌쇠같은 먹보라는 것도 일러주었다. 모두 배고픈 시절의 이야기였다.
나는 요즘 집안에 공기청정기를 들여 놓은 게 아니라 대형 산소통을 설치한 느낌이다. 새벽이고 낮이고 시간만 나면 기도하시는 어머니가 계셔서다. 집안에 남 모르는 영적 기운이 느껴진다.

부모님을 모시는 축복 중 축복이다. 아들네 신세지는 것이 미안해 기도가 4배는 는 것 같다. 요양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 아버지까지 함께 모실 수 있으면 더 좋겠는데.... 나도 어머니를 따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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