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4-04-15 09: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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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같이 알아본다는 귀신도 헷갈리는 게 장례식장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 똑같은 판박이어서다. 그런데 이번 장례는 왠지 달랐다. 그 흔한 국화꽃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추모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이젤과 물감, 붓과 물통 등 화구(畵具)들이었다. 고인은 붓질을 하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는 고갱을 떠올렸다. 타히티를 두 번째 방문한 그는 그림에 이런 글을 새긴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그림으로 유언을 남겼던 고갱.
장례식장은 고갱이 아닌 고인이 그려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투병 기간 13년 동안 작가가 머물렀던 국내외 모든 시공간이 글과 그림으로 피어났다. 작품들이 우리에게 묻고 있었다.
“생명(生命), 그건 ‘살라(生)’는 ‘명령(命)’이다. 그대는 살아있는가?”
작품의 주제가 ‘생명의 삶(Living Life)’이었다.
※ 장례식장에서 불편한 것 중 하나는 사진처럼 신발을 벗는 일이다.(냄새가 썩 유쾌하지 앓다. 계속 머물러야 하는 상주에게는 악취 고문이다.)

이번 장례식에서 추모객의 불편을 앞서는 것은 그 어떤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장례식장의 반란, 내게는 여전히 흥미로운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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