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1-05-03 10:15:57
네이버
첨부파일 :

다음은 월드뷰 5월호 특집 기고문이다. 몇차례 나누어 소개한다.

정부가 인구절벽 시대의 저출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인책을 내놓았다. 양육수당이다. 1억 원의 현금을 지급한다고 한들 이 문제가 해결될까? 아동학대만 늘 것이다. 전 세계 청년들 25억 명은 네트워크되어 글로벌 빌리지에 살고 있다. 이미 그들의 사고는 미혼에서 비혼으로’ ‘저출산은 비출산으로방탄조끼를 입고 있다. 무슨 재주로 저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것인가?

가디언은 한국이 출산율 증대를 위해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약 1516075억 원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13300만 원의 빚을 지고 태어난다. 이 채무는 누가 갚아야 하나?

이쯤해서 입양문제로 눈길을 돌려보자. 또 다시 질문이다.

왜 입양을 하시려고 하죠?”

아이가 필요해서요.’ 너무 쉽게 내뱉는 이 말에 모든 문제가 녹아 있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결혼하겠다는 젊은이들에게 묻는다. “왜 결혼하려고 해?” ‘사랑하기 때문에요.’ 우리네 결혼생활이 불행한 이유다. ‘때문에는 조건과 이유다. 그 조건과 이유가 사라지면 우리의 사랑도 식어진다. 아니다. 결혼은 사랑하기 위해서해야 옳다. 그 때 사랑은 목적이 된다. 결혼을 통해 우리는 성숙이 무엇인지를 배운다. 하나님의 사랑을 절절히 체험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마음을 닮아가며 천국을 누리게 된다. ‘아이가 필요해서아이에게 내가 필요해서는 엄청난 차이를 가진다.

앞선 유모차-유아차만큼이나 잘못 쓰고 있는 용어가 있다면 불우이웃 돕기. 대체 불행의 개념이 어디 있는 걸까? 당장 배고프고 추워서? 누가 이런 프레임을 씌웠을까? ‘너는 불행하고 나는 행복하니까 내가 뭔가를 베푸는 거라고. 원 세상에! 내가 그 자리에 놓여 있다면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 여전히 저 고통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한 삶의 투혼이 내게도 있을까? 인생의 허들경기에서 장애물은 넘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서라고 있다. 나는 그에게 작은 응원가를 보냈을 뿐이다. 선수는 그다. 그가 끝내 장애물을 넘어서서 우승컵을 든다. 그가 나에게 주는 것이 무엇인가? 삶의 아름다운 이야기다. 그것이 돈 몇으로 치환될 수 있는 것일까? 오히려 내가 빚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나눔 이웃이 맞다.

환대를 나타내는 헬라어 필로크세니아(φιλοξενα·filoxenia)낯선 사람에게 베푸는 사랑을 말한다. 필로스(philos·친구, 사랑)와 크세노스(xenos·낯선 사람, 이방인)가 합쳐진 단어다. 한글은 대접으로 영어 성경은 환대’(hospitality)로 번역했다. 라틴어 호스피티움’(hospitium)에서 비롯된다. 그 어원이 호스페스’(hospes). ‘주인(host)’손님’(guest) 모두를 의미한다. 흥미로운 단어다. 내가 환대를 베풀 때 주인과 손님의 경계는 무너진다. 너와 나, 나와 너가 아닌 하나로만 존재한다. 여기에 사람의 경이로움이 있다. 생각해 보라. 남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동물이 인간밖에 더 있는가? 그래서 자기만 아는 사람을 동물격(動物格)이라 한다. 더 노골적으로 짐승격이다. 제일 큰 욕이 있다. ‘에라이. 짐승보다 못한 인간아!’ 그리스도인은 짐승격이 아닌 인격과 품격으로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