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2-08-16 09: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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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의 사과, 윌리엄 텔의 사과, 뉴턴의 사과, 스티브 잡스의 애플... 인류역사를 바꾼 사과들이다. 여기에 프랑스 화가 폴 세잔(1839~1906)이 있다. 그는

‘현대미술의 아버지’라 불린다. 평생 사과만을 그렸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16년, 사과를 화폭에 담아낸 또 한사람이 있다. 양경렬작가다. 양작가는 스스로의 작품 세계를 이렇게 말한다.
“내가 보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누군가에게 거꾸로 비쳐졌을 되비침이 있다.”
그의 사과 작품도 예외는 아니다. ‘야구공’으로 보여지다가 어느 순간 ‘사과’로 되비쳐진다. 둘은 부조화다. 야구는 놀이다. 사과는 생명이다. 야구는 상대와 경쟁을 담고 있다. 사과는 자신의 죽음으로 누군가를 살린다.
야구는 자신이 월계관을 쓰기위해 상대를 죽음의 계곡으로 내몰아야 한다. 죽기 아니면 살기다. 치열함이다. 사과는 다르다. ‘태양과 비바람, 병충해와 화해하지 않고 익은 과일은 없다.’는 말처럼 사과는 용서와 사랑이다. 둘 다의 승리가 있다. 달콤새콤에 상큼이다.
세잔은 그 많은 사과를 그렸어도 정작 자신의 사과를 먹지 못했다. 당뇨가 그를 괴롭혔다. 면역력이 약화되면서 67세의 젊은 나이에 폐렴으로 세상을 등졌다. 아이러니다.
양경렬은 날마다 사과(謝過)를 먹고 마신다. 아내에게, 아들 시혁이와 딸 윤선이에게. 그리고 지인과 세상에..... 역설이다.
나도 그를 따라 사과를 더 많이 먹고 마셔 누군가의 삶에 생명이 되고 싶다.
※ 평생을 사과만 그린 세잔과 달리 양경렬은 딱 하나 만을 그렸다. 그 한 점이 내게 와 있다. 그의 그림에서 나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소격효과(疏隔效果, Verfremdung)’를 들여다 본다.

소격효과란 관객으로 하여금 당연하고 자명하고 고정불변인 것처럼 보이는 사회현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한다. 예측하지 못한 유레카의 깨달음에 이르도록 유도하는 극적 장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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