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1-03-03 09: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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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란교회의 한남석 목사님의 토크 내용입니다. 청란교회의 살아있는 설교입니다. 아이들이 이걸 함께 듣습니다. 긴장과 놀람, 탄성과 한호... 그리고 감동입니다.

송 목사님께서 설교한 만큼 살고, 사는 만큼 설교 하신다.”는 말씀에 크게 공감합니다. 목사로서 설교는 그럴듯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하나님과 성도들을 기만하는 사기꾼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입니다. 저에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아내가 베란다에서 급히 달려가 항아리를 껴안고 뽀뽀를 했습니다. 가슴뼈가 골절되었습니다. 며칠 후에는 딸에게서 찌그러진 차체 사진과 함께 교통사고가 났다는 카톡이 왔습니다. 신호대기 상태에서 승용차가 급히 달려오더니 뒤에서 받았다고 합니다.

차는 폐차를 해야 했지만, 많이 다치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일단 병원에 입원했으니, 공업사에 가서 차 안에 있는 자기 물건을 좀 꺼내 왔으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다음날 아내와 함께 공업사로 가는데 내비게이션이 잠시 후에 좌회전이라, 일차 선으로 진입하여 4거리 신호에 정차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가야하는 것을 잘못 판단했습니다. 신호가 바뀌어, 직진할 수도 없고 좌회전을 할 수도 없어 조금 앞으로 나아가는데 !’ 급회전을 하던 옆 차가 제 차를 받았습니다. 잠시 망설이다가 좌회전으로 차를 빼서 세웠습니다. 제 차를 받은 차도 뒤따라와서 뒤에 세웠습니다.

젊은 운전자가, “거기서 직진을 하면 어떻게 해요?” 하고 항의합니다. 나는 시침을 떼고 천천히 돌아야지 그렇게 급하게 회전을 하면 어떻게 합니까? 보험사에 연락부터 합시다.”

보험사에 연락을 했더니, 보험사 직원과 견인차들이 금방 나타났습니다. 경찰도 금방 나타났습니다. “누가 선을 넘어 원인 제공을 하였지요? 블랙박스 있어요?” 제 차는 블랙박스가 있는데, 밧데리 방전이 심해서 선을 뽑아 놓은 상태였습니다. 상대방 차에도 블랙박스가 없었습니다. 사거리인데 CCTV도 없었습니다. 저는 시침을 뚝 떼고 있었습니다. 모든 처리는 보험사에 맡기기로 하고, 제 차는 공업사로 끌어갔습니다.

보험사에서 저와 아내를, 딸이 입원한 병원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아내는 병원에 남고 저 혼자 집에 와서 정한 시간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런데 블랙박스가 작동을 하였습니다. 양심의 블랙박스가 켜져 있었던 것입니다.

네가 원인 제공을 했잖아!” 더 이상 기도가 안 됩니다.

하나님께 자백을 했습니다. “주님! 알았습니다. 내일 사실대로 알리겠습니다.”

다윗이 굴속에 은신하고 있는데, 자기를 잡으러 온 사울 왕이 홀로 용변을 보러 들어왔습니다. 부하들이 하나님께서 넘겨주신 좋은 기회라고 부추깁니다. 그러나 다윗은 소리 없이 사울의 겉옷 자락을 자르는 그때, 양심의 블랙박스가 작동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윗은 부하들에게 말합니다. “기름부음을 받은 자를 치는 것은 하나님께서 금하시는 일이니, 그는 기름부음을 받은 자니라.”

저는 다음 날 출근 시간에 맞추어 보험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세요. 블랙박스가 작동을 했습니다.”

블랙박스라니요?”

제 양심의 블랙박스입니다. 저는 예수 믿는 사람인 데요, 사실 제가 선을 넘어 원인제공을 했습니다.”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자녀들이 전화로 저에게 항의 합니다. 가만히 계시면 보험사에서 처리할 터인데, 왜 원인 제공자라고 말을 하였느냐는 것입니다. 3년 동안 할증이 되어 비싼 보험료를 물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하나님께 감사를 하였습니다.

1. 온 가족이 감당할 시험을 치르도록 하여 주시고, 피할 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2. 자녀에게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본을 보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3. 양심의 블랙박스가 켜져 있어서, 양심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4. 불신자들에게 예수 믿는 사람으로서의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한목사님은 은퇴 후, 책을 펴내시고 두번째 집필을 끝내셨다. 어깨너머 허허로운 들판의 배경이 살아온 세월의 나이테만 같다. 최일도 목사부부가 와서 예배하던 날, 바로 뒷줄에 사모님과 나란히 서 계시는 모습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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