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1-02-25 08: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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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푸치노(Capuccino)의 어원은 후드(Hood-모자, 두건, 가운 휘장)란 뜻을 지닌 이탈리아어 ‘cappucio’에서 비롯됐다. 카푸친 수도회의 수도사들은 두건이 달린 원피스 모양의 옷을 입었다. 청빈의 상징이었다. 그 모습이 진한 갈색의 커피위에 우유거품을 얹은 모습을 닮아 카푸치노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카푸친 수도회는 성 프란치스코가 설립한 작은 형제회의 독립된 분파 중 하나였다. 프란치스코의 가르침을 더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세상과 결별한다. 기도와 가난 겸손을 지향한다. 전염병자들을 돕는데 상상할 수 없는 용기를 보인다. 무엇이 이런 용기를 주었을까?

카푸친 수도회의 본원은 로마 바르베리니역() 근처에 있다. 겉모습은 평범하다. 안으로 들어서면 지하 납골당이 있다. 십자가도 전등도 테이블도 죄다 해골로 꾸며져 있다. 1599년부터 1920년대까지의 카푸친 출신 수도사들의 유골 4000여구가 동원된다. 수도사들은 서로 마주치면 메멘토 모리로 인사를 나누었다. ‘죽음을 묵상하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들의 의로운 개혁은 날아오르기도 전 추락하고 만다. 그 이유를 역사학자인 한홍목사(새로운교회)는 이렇게 기술한다.

“1542, 카푸친의 가장 유명한 설교자 가운데 하나인 베르나르디노 오키노(Bernardino Ochino, 1487~1564)가 개신교로 개종해서 칼뱅이 있는 제네바로 망명해버렸기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카푸친회 전체가 로마 교황청에 반역자로 낙인 찍혀 무너지고 만다.”(종교개혁 히스토리 p.159)

하지만 그들의 메멘토모리의 정신은 카푸치노 커피를 통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카푸치노 커피와 이탈리아가 사랑하고 공경했던 카푸친 작은형제회의 사제, 비오 신부(1887~1968)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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