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0-11-21 12: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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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의 글쓰기는 나에게 일기(日記). 일상의 고민을 담아낸 내 영혼의 고백이다. 공개적인 페북 광장에다 보지 않을 거라 믿고 일기를 쓰는 것은 모순이다. 하지만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살자는 삶의 철학이 있어 용기 있게 써내려 왔다. 그러다가 심한 욕도 얻어먹었다. <한국교회의 오적(五賊)>이란 글을 쓰고나서였다.

글쓰기는 30여 년 동안 줄기차게 해 온 나의 일상이다. 하루도 걸러본 일이 없다. 그런데 어제는 처음으로 쉬었다. <장례를 망치는 오적>에 대한 반응 때문이었다. ‘좋아요200회를 넘어서고 공유120회를 넘어서고 있었다. 페친들의 반응이 어디에서 멈춰 설지 지켜보고 싶었다.

그간 누가 보라고 쓰는 글이 아님에도 반응이 적으면 뻘쭘해지고 우울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어제는 신바람이 났다. 오적사건이 오적이야기로 치유되고 있었다. 역설이었다.

코로나로 강의도 끊겼다. 발간한 책도 시들하다. 대면 기회가 적으니 뾰쪽한 방법도 없다. 시간의 여유가 생겨 아내랑 매일같이 산에 오른다. 저녁시간은 둘만 있다. 그러다 보니 마음속에 끓고 있던 주제에 천착하게 되었다. ‘죽음과 장례였다. 처음에는 4~5차례 써볼 수 있을까 했던 것이 무려 14회 시리즈로 이어졌다. 나도 놀랐다.

글의 종착역에 이르러 쓴 글에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깜놀이었다.

반 고흐는 목사였던 조부와 부친의 영향으로 신학자로서 삶을 꿈꿨다. 하지만 신학대학에 낙방했다. 전도사로의 활동도 실패였다. 동생 테오의 권유로 화가의 길을 걷는다. 하나님은 그를 캠퍼스가 아닌 캔버스에서 만나주셨다. 나에게는 페북이 캔버스인 셈이다. 고흐는 그림을 그렸다. 나는 글을 쓴다. 캔버스에서 온갖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이 나에게는 테오.

어제 하루는 글쓰기를 멈추고 책을 구상했다.

천년의 장례를 뒤집다.

<장례혁명>

새벽녘에 보니 좋아요293회를 넘어서고 공유163회다. 아무래도 책이 대박을 칠 조짐이다. 아니 장례혁명은 반드시 성공하겠다.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막막하긴 한데 공유로 혁명에 가담한 동지들에게 군자금으로 신간을 선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