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0-07-04 10: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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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악화와 빈곤, 딸의 죽음, 자살 시도... 고갱은 인생의 막장까지 곤두 박칠 친다. 자살을 준비하며 그가 던지는 질문이 있다.

우리는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그는 습작도 없이 단숨에 그림을 그려낸다. 남기고 싶은 유언이었다. 환쟁이답다. 그림에는 과거·현재·미래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오른쪽에 누워 있는 어린 아기는 과거다. 중앙의 익은 과일을 따는 젊은이는 우리의 현재다. 화면 왼쪽의 괴로워하는 늙은 여인의 모습에 모든 인생들이 맞이하게 될 끝이 있다. 탄생과 삶 그리고 죽음이다. 고갱은 이것으로 모자랐던지 왼쪽 코너에 길고 긴 제목을 새긴다.

D’où Venons Nous

Que Sommes Nous

Où Allons Nous.

프랑스어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어찌 고갱만의 물음일까? 빌라도가 예수께 묻는다(19:8~9). “너는 어디로부터냐”(Where are You from?) 아니 하나님의 인생들을 향한 첫 질문이었다.

너는 어디에 있느냐?

한번만이 아니다. 하나님은 자신을 원망하고 죽기를 간구하는 욥에게도 물었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38:3)

아는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하면 산삼도 잡초가 되고 만다는 것을. 때문에 유대인 회당마다 기도하는 단상 앞에 쓰여진 글귀는 이것이다.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기억하라.”

하이패밀리의 청란교회 뜰에도 질문이 하나 있다.

나는 어디에?”

질문을 안고 30여분, 미로를 따라 걷고 걷는다. 그리고 중심에 선다. 돌비에 새겨진 답이 있다.

Solo Cosi

Solo Questo

Solo Ora

Solo Qui

라틴어다. ‘오직 이대로, 오직 이것, 오직 지금, 오직 여기에.

삶이 건조해질 때면 꼭 걸어야 할 길이다. 아니 일상에서 묻고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나는 어디에?”

(우리는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1897, 캔버스에 오일 139×375cm 보스톤 미술관 하이패밀리의 표지석과 그 모습들)

마지막으로 밝혀야 할것이 있다. 피카송은 나의 예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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