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0-07-02 10: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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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는 정겨운 가족이 있다. 저녁이 있다. 소통이 있다. 고단한 노동자의 하루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무엇보다 주기도문의 한 구절이 흐르고 있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반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에 대한 나의 감상이다. 나는 고흐의 마음을 읽기 위해 고흐의 글을 수도 없이 읽고 또 읽었다.

고흐의 가난이 나를 아프게 했다. 생활비 대부분을 동생 테오에게 의지했다. 때때로 돈이 없어 물감을 먹기도 하였다. 거듭되는 신학 수업의 실패에 한숨지었다. 그러다가 고흐의 정신병력 앞에 한 없이 울기도 했다. 아버지와 불화, 실연의 상처, 사람들의 끝없는 혹평과 오해온전한 게 하나도 없었다. 시대는 그를 알아주지 않았다. 동생들과 나눈 편지에서 내 형제들을 돌아보기도 했다.

감자 먹는 사람들을 보며 내가 주목한 것은 감자와 커피였다. 당시 유럽에서 감자는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이었다. 감자밖에 달리 먹거리가 없었던 그들에게 커피는 어울리지 않는다. 1885년에 커피는 농부가 결코 마실 수 없는 비싼 차였다. 고흐는 그림으로나마 그들에게 최고의 것을 나누어 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고흐의 그림에서 환대’(hospitality)를 읽는다. 환대는 라틴어 호스피티움’(hospitium)에서 나왔다. 이 말은 호스페스’(hospes)라는 어원에 근거를 둔다. ‘주인(host)’ 손님’(guest)을 동시에 의미하는 특별한 단어다. ‘주인과 손님의 경계선이 사라진 곳, 거기 가족이 존재한다.

난 그래서 감자 먹는 사람들로가 아닌 감자 성찬식으로 들여다보곤 한다. 고흐의 아픔이 새겨지고 그의 신학과 신앙이 채색 되어서다. 아니 거기 고흐의 치유가 있다.

고흐가 자신의 작품을 패러디한 것을 본다면 어떤 마음일까? 활짝 웃는 순간만이라도 그를 몹시도 괴롭혔던 귀의 이명증상이 사라질 수 있었을까? 고흐에게 주고 싶은 내 마음의 성찬이다.

(이 작품 역시 앞에 소개한 이태리의 이무리델아르떼의 대표로 있는 안토니오(사진)에 의해 다시 그려지고 있다. 하이패밀리에서 만나게 될 또 하나의 명작(名作)이다.

네덜란드 오델로 크릴러 뮐러 미술관(Kroller Muller Musem) 캔버스에 유화. )

보너스로 드리는 선물이 하나 있다.

원작과 패러디 작품을 비교하면서 소품들이 어떻게 바뀌어 있는지 살펴보라. 기계식 시계는 전자시계로, 십자가는 달러로.... 하는 식이다. 자녀들과 미술공부를 이렇게 하다보면 그들도 사물을 보는 눈이 바뀌게 된다. 아니 미학에 젖어드는 첫 걸음이 된다. 나는 10가지도 넘게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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