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0-04-03 09: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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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가부채가 700조를 돌파했다. 국민 1인당 1353만원을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국가 부채가 커갈수록 재무건전성은 낮아진다. 신용도도 하락한다. 국가부채만이 아니다. 진정 걱정해야 할 부채가 있다면 수면부채(Sleep debt). 윌리엄 C. 디멘트가 처음으로 이 말을 썼다. 디멘트 교수는 주장한다.

인간에게는 일정한 시간의 잠이 필요하며, 그보다 짧으면 부족한 분량이 쌓인다. , 수면의 빚이 생긴다.” 수면부채가 늘게 되면 신체에 이상이 생긴다, 기능저하다. 주의력, 기억력을 떨어뜨려 교통사고를 낼 확률이 높다. 만성피로와 정서불안정을 가져온다. 우울증을 동반하고 분노조절 장애를 낳기도 한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폭발한다. 관계 장애를 일으킨다. 스트레스에 취약해진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우울증과 같은 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면역력 저하로 각종 병에 걸릴 확률도 높인다. 그 가운데 하나가 치매다. 이래서 수면부족을 현대판 페스트라고도 한다.

이 사실을 간파한 의료계(세계수면학회 WASM, World Association of Sleep Medicine)가 나서 세계 수면의 날이 제정되었다. 2007년의 일이다. 코로나19에 묻혀버렸지만 올해는 320일이었다. ‘더 나은 잠, 더 나은 인생, 더 나은 세상을!’이 주제였다.

잠 못 드는 사회를 규정짓는 말 중에 하나가 피로사회. 피로는 자신을 향한 가장 야비한 폭력이다. 정서폭력·신체폭력·성폭력·경제폭력이 타인을 향한 것이라면 피로는 자신을 향한 폭력이다. 이번에는 거꾸로 내가 나를 죄수로 만든다.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건강은 우리에게 늘 수면부채를 청산하라고 요구한다. 청구서를 보낸다. 그게 건강이상증후군들이다. 이번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마지막 경고장을 내밀었다. 수면부채를 갚으라고. 집콕족이 늘고 재택근무가 는다. 회식이 줄고 가족들이 함께할 시간이 많아졌다. 구호로 외쳐지던 저녁이 있는 삶이 구현될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다. 이참에 꿀잠 습관으로 수면부채도 청산하고 바이러스를 이겨낼 면역력을 키우면 어떨까? 잠이 보약이다.